강경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희귀난치성 염증질환 치료 선도

이문중 기자
2021-06-16

강경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사진=뉴스리포트


[뉴스리포트=이문중 기자] 강경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 권위자로서 도전적인 연구 행보를 밟아온 인물이다. ‘NK세포(자연살해세포, Natural Killer Cell)’와 ‘CAR-T(혈액에서 분리한 T세포에 암세포 파괴 유전자를 주입한 면역세포)’ 연구를 시작으로 ‘오가노이드’, ‘자가면역질환’ 연구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바이오 연구의 첨단’을 자처해왔다. 아울러 강 교수는 그간 연구 성과에 그래핀 소재를 활용, 염증성 질환의 근본적 치료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10나노급 그래핀 소자인 ‘그래핀 양자점’이 궤양성 장염과 크론병을 포함하는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특히 최근에는 그래핀 양자점 기반 소아치매 치료의 단초를 마련하며 ‘바이오 신소재 활용 염증성 질환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그래핀 양자점의 항염증 기전 세계최초 규명

그래핀의 가장 작은 형태인 그래핀 양자점(Graphene Quantum Dot, 이하 GQD)은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디스크 모양의 이 그래핀은 탄소 원자 하나의 두께로 수십 나노미터 이하의 지름을 가진다. 강경선 교수는 높은 용해성, 낮은 독성, 형광 안전성 등의 장점을 고루 갖춰 기존 양자점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체 물질인 그래핀 양자점에 주목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해 그래핀 양자점이 염증성 장질환에서 획기적인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내며 희귀난치성 질환 분야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저희 연구팀은 그간 염증성 질환 치료법을 연구해왔습니다. 그리고 기존 성과에 10나노 이하 그래핀을 응용, 염증성 장질환의 완화에 있어 획기적으로 뛰어난 치료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이는 극도로 작은 그래핀이 병증 완화에 작용하는 역학관계를 규명한 학문적 성과일 뿐 아니라, 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자가면역 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그래핀 양자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연구 성과를 확장해나갈 것입니다.”


현재 글로벌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큰 매출 실적을 올린 의약품은 애브비(AbbVie) 사(社)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Humira; anti TNF-α계열)다. 2017년 당시 휴미라의 세계 시장 매출은 184억 2700만 달러(약 20조 3000억 원)로 시장을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그러나 이 치료제는 부작용이 클 뿐 아니라 가격도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강 교수는 휴미라의 한계점을 설명하면서 그래핀 양자점 치료제가 완성된다면,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세계 환자들이 훨씬 경제적이고 안전한 치료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신경세포 염증 질환으로 그래핀 양자점 연구 확장 포부

강 교수는 “모든 질환의 기저에는 염증이 자리잡고 있다”며 다양한 병증과 염증의 관련성을 함축했다. 염증성 장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은 물론이요, 치매로 대표되는 뇌질환 또한 콜레스테롤 축적과 두부 외상, 퇴행 등 다양한 이유에서 비롯되는 염증반응의 결과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성인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 소아성 치매는 콜레스테롤이 뇌에 축적돼 발병합니다. 우리 연구진은 최근 그래핀 양자점이 뇌혈관과 신경세포에 쌓인 콜레스테롤 덩어리를 부술 뿐 아니라 항염증 작용까지 있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강 교수의 이 같은 연구 성과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사업에 의해 지원됐으며, 세계적 학술단체인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나노분야 최고 국제학술지인 ‘Nano Letters’ 온라인판에 지난 1월 21일 게재됐다.

“그래핀 양자점 염증치료제가 개발된다면 향후 국내 바이오산업이 세계에 진출하는데 핵심적인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래핀 양자점은 독성이 없어 안전하며, 간단한 주사를 통해 뇌를 비롯한 다양한 신체 부위의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고 억제하는 간편성과 효능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앞으로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국내외 제약회사의 연구·개발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줄기세포 기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출시 사정권

강 교수의 또 다른 연구 테마는 줄기세포다. 그는 특히 제대혈(Cord Blood, 탯줄혈액)을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수년간 연구해온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경우 3상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번에 출시될 아토피 피부염 유전자 치료제는 세계 최초의 사례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전개 중인 줄기세포 활용 난치병 치료제 개발 경쟁에서 우리 연구팀이 주도권을 잡게 돼 보람이 큽니다. 앞으로 줄기세포 치료제가 임상에 적용된다면 아토피피부염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자신합니다.”


오가노이드학회 출범, 국내 오가노이드 연구 역량 강화 견인

강 교수는 4년 전 오가노이드학회를 발족, 매년 학술대회와 심포지엄을 개최함으로써 오가노이드(organoid) 연구 분야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그 또한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장기유사체로도 불리는 오가노이드는 성체줄기세포(adult stem cell, ASC),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 ESC),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C)로부터 자가 재생 및 자가 조직화를 통해 형성된 3차원 세포집합체다. 강 교수는 뇌를 비롯해 체내 장기 전반을 오가노이드로 구현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신약과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임상 시험 전에 반드시 동물실험이 선행돼야 합니다. 그러나 동물과 인간의 생체 메커니즘은 극명히 다르기에 동물실험에서 목표한 성과를 거뒀다 하더라도, 임상 1상에서부터 실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나 오가노이드를 완벽히 구현하는 기술을 갖추게 된다면 인체의 생리활성기능을 유사하게 재현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환자의 조직으로부터 장기유사체를 구축함으로써 환자의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최적의 약물 스크리닝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강 교수의 미래 연구 분야는 NK세포(자연살해세포, Natural Killer Cell) 기반 면역세포 항암제다. 그는 30여 년 전 박사 과정 당시 이미 NK세포를 이용한 암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과거 NK 및 CAR-T 세포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서 차기 연구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들 면역세포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는데요, 과거 논문과 그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제적이고 안전한 NK와 CAR-T 면역세포 항암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입니다.”


연구자는 높고 큰 꿈과 자기확신 있어야

강 교수는 학생들에게 “꿈을 높게, 그리고 크게 가지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한 번 연구에 뜻을 세웠으면 현실과 타협하지 말고 스스로를 믿고 끝까지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2010년에 저와 제자, 두 명이 강스템바이오텍을 창업했습니다. 당시 저는 동료 교수들에게 5년 안에 반드시 상장하겠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물론 아무도 믿지 않았죠. 당시 교수 주도의 교내 스타트업이 상장하는 경우도 드물었거니와, 상장하기까지 평균 15년이 걸렸었거든요.”


강 교수는 창업 이후 강스템바이오텍을 착실히 발전시켰고, 2015년에 코스닥 상장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서울대 교수 스타트업 중 네 번째이자 최단기 기록이었다. 그는 자신의 지난 행적을 돌아보면서, 모든 성과의 저변에는 언제나 ‘높고 큰 포부’가 있었음을 소회했다.

“도전적 연구는 제가 걸어온 길이기에 제자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패는 최종적 성취 과정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연구로써 인류를 이롭게 하겠다는 초심을 지킨다면 저를 뛰어넘는 연구자로 성장하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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